그림과 글 함께 배우면 좋은 이유, 이미지로 외운 뒤 달라진 기억력
그림으로 그려본 건 왜 이렇게 오래 남을까
역사 인물 이름을 글로만 몇 번씩 읽고 외우게 했더니, 며칠 지나면 자꾸 헷갈려했습니다. 근데 어쩌다 아이가 스스로 그 인물을 그림으로 그려본 날은, 몇 주가 지나도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그림 그린 거는 왜 이렇게 오래 남지?” 싶었습니다.
그림과 글 함께 배우면 좋은 이유
찾아보니 글자 정보와 이미지 정보는 뇌에서 각각 다른 통로로 저장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같은 내용을 글로만 외우는 것보다, 글과 그림을 함께 사용하면 두 가지 통로에 동시에 저장되어, 하나가 흐릿해져도 다른 쪽에서 기억을 꺼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걸 ‘이중부호화(dual coding)’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우리 아이 상태 확인하기
먼저 어떤 방식으로 외웠을 때 더 오래 기억하는지 비교해봤습니다.
부모: “지난주에 외운 인물 이름 기억나?” 아이: “음… 글로 읽기만 한 건 잘 모르겠어요.” 부모: “그럼 네가 직접 그렸던 그 인물은?” 아이: “아, 그건 기억나요! 모자 쓴 그림이었잖아요.”
같은 내용인데 그림으로 표현한 것만 기억한다면, 이중부호화를 적극 활용해볼 신호입니다.
그림·글 함께 배우기 3단계
1단계. 외울 내용을 간단한 그림으로 표현해보기
복잡하게 그리지 않고, 특징 하나만 담은 간단한 그림으로 표현합니다.
부모: “이 사람 특징이 뭐였지? 그거 하나만 그려볼래?” 아이: “모자를 썼었나?” 부모: “맞아, 그거만 그려도 충분해.”
2단계. 글과 그림을 나란히 붙여 정리하기
노트나 카드에 글과 그림을 같은 자리에 함께 배치합니다.
부모: “이름 옆에 방금 그린 그림도 같이 붙여두자.” 아이: “이렇게 하니까 한눈에 보이네요.”
3단계. 그림만 보고 글로 설명해보기
시간이 지난 뒤, 그림만 보여주고 관련 내용을 말로 설명하게 합니다.
부모: “이 그림 보고 이 사람이 누군지, 뭘 했는지 말해볼래?” 아이: “어… 모자 쓴 사람, 그… 아! 생각났어요!”
유의사항
- 그림을 잘 그릴 필요는 없습니다. 특징 하나만 담은 간단한 그림이면 충분합니다.
- 모든 내용을 그림으로 바꾸려 하기보다, 특히 헷갈려하는 내용 위주로 적용합니다.
- 그림과 글을 따로 떨어뜨려 놓지 않고, 같은 페이지·같은 자리에 배치해야 효과가 큽니다.
몇 주 뒤에도 남아있던 기억
암기해야 할 내용은 무조건 그림이나 도표로도 한 번씩 표현해보는 습관을 들였더니, 확실히 오래 기억하는 게 늘었습니다. 글로만 여러 번 반복하는 것보다, 한 번이라도 그림으로 표현해본 내용이 훨씬 오래 남는다는 걸 확인했습니다. 지금은 암기 과목마다 “이거 그림으로 그리면 어떤 모습일까?”를 먼저 물어봅니다.
참고한 연구 자료
- Paivio, A. (1971, 1986). Imagery and Verbal Processes / Mental Representations: A Dual Coding Approach. — 언어 정보와 이미지 정보가 뇌에서 서로 다른, 그러나 연결된 두 통로로 저장된다는 ‘이중부호화 이론’을 제시한 연구입니다.
- Clark, J. M., & Paivio, A. (1991). Dual Coding Theory and Education. Educational Psychology Review, 3(3). — 여러 실험을 종합해, 글과 이미지를 함께 사용한 학습이 글만 사용한 학습보다 일관되게 더 오래 기억된다는 것을 확인한 리뷰 논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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