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문제만 풀면 실력이 안 느는 이유, 난이도를 살짝 올린 뒤 달라진 것들
척척 풀어도 실력이 늘지 않았던 이유
아이가 자신감 있어 하길 바라서, 일부러 쉬운 문제집을 골라줬습니다. 아이는 척척 잘 풀어냈고 기분도 좋아 보였습니다. 근데 몇 달이 지나도 실력이 딱히 느는 것 같지 않았습니다. “맞는 문제만 계속 풀어서 그런가?” 싶었습니다.
쉬운문제만 풀면 실력이 안 느는 이유
찾아보니 너무 쉬운 문제만 계속 풀면 뇌가 별다른 노력 없이 처리해버려서, 실력이 크게 늘지 않는다고 합니다. 반대로 살짝 어려운, 노력하면 풀 수 있는 수준의 문제를 풀 때 오히려 더 오래 기억에 남고 실력도 는다고 합니다. 이걸 ‘바람직한 어려움(desirable difficulty)’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적당한 저항이 있어야 뇌가 더 깊이 관여하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 아이 상태 확인하기
먼저 지금 풀고 있는 문제집의 난이도가 적절한지 확인했습니다.
부모: “이 문제집, 어려운 문제 있어?” 아이: “아니요, 거의 다 쉬워요.” 부모: “그럼 틀리는 문제는 거의 없겠네?” 아이: “네, 거의 다 맞아요.”
정답률이 지나치게 높다면, 난이도를 살짝 올려볼 신호일 수 있습니다.
난이도 살짝 올리는 3단계
1단계. 정답률 70~80% 수준으로 난이도 조정
100점을 목표로 하지 않고, 열 문제 중 두세 개는 틀릴 수 있는 수준으로 조정합니다.
부모: “오늘부터는 조금 어려운 문제도 몇 개 섞어볼게.” 아이: “그럼 틀릴 수도 있는데요?” 부모: “틀려도 괜찮아, 오히려 그게 더 오래 기억에 남는대.”
2단계. 틀렸을 때 바로 알려주지 않고 다시 시도해보게 하기
틀린 문제를 바로 설명하지 않고, 한 번 더 생각할 시간을 줍니다.
부모: “이거 틀렸는데, 한 번만 더 다르게 풀어볼래?” 아이: “음… 다시 해볼게요.” 부모: “그렇게 시도하는 과정이 진짜 공부야.”
3단계. 어려운 문제를 풀어낸 순간 짚어주기
정답을 맞혔을 때보다, 어려운 문제를 끝까지 시도한 것을 짚어줍니다.
부모: “이거 어려운 문제였는데 끝까지 풀어냈네.” 아이: “처음엔 못 풀 것 같았는데 되네요.”
유의사항
- 난이도를 한 번에 크게 올리면 오히려 좌절감을 줄 수 있으니, 조금씩 단계적으로 조정합니다.
- 정답률이 너무 낮아지면(50% 이하) 오히려 자신감이 꺾일 수 있으니 70~80% 수준을 목표로 합니다.
- 틀린 문제에 대한 반응을 “왜 틀렸어”가 아니라 “다시 해볼까”로 유지합니다.
몇 주 뒤 달라진 것
정답률 100%를 목표로 하는 대신, 일부러 조금 어려운 문제를 섞어서 주기 시작했더니 처음엔 힘들어했지만 몇 주 뒤 확실히 달라졌습니다. 예전 같으면 포기했을 문제 앞에서도 “한 번 더 해볼게요”라고 말하는 일이 늘었습니다. 쉬운 문제로 자신감을 주려던 게 오히려 실력을 정체시켰다는 걸, 이 경험을 통해 알게 됐습니다.
참고한 연구 자료
- Bjork, R. A. (1994). Memory and metamemory considerations in the training of human beings. — 학습 과정을 일부러 어렵게 만드는 조건이 당장의 수행은 떨어뜨리지만 장기 기억과 응용력은 오히려 높인다는 ‘바람직한 어려움’ 개념을 처음 제시한 연구입니다.
- Rohrer, D., & Taylor, K. (2007). The shuffling of mathematics practice problems boosts learning. Instructional Science, 35(6). — 연습 중 정답률이 89%에서 60%로 떨어질 정도로 어렵게 조정했을 때, 일주일 뒤 테스트 점수는 오히려 20%에서 63%로 크게 올랐다는 것을 보여준 연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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