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 무서워하는 아이 심리, 새로운 걸 시도 안 하려던 이유와 바꾼 것들
규칙을 다 듣고도 “안 할래요”
새로운 보드게임을 사줬는데, 아이가 규칙을 다 듣고도 “나 안 할래요”라며 물러섰습니다. 잘하는 걸 좋아하는 아이라 그런가 보다 했는데, 곰곰이 보니 처음 해보는 것마다 이런 반응이 반복됐습니다.
실패 무서워하는 아이 심리, 회피가 아니라 방어였다
찾아보니 이런 회피는 단순한 소극성이 아니라, ‘성취하고 싶은 마음’보다 ‘실패를 피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커진 상태라고 합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성취목표 중 ‘수행-회피 목표’라고 부르는데, 잘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보다 못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것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태도입니다. 특히 부모가 평소 실패에 대해 얼마나 걱정하는 모습을 보이는지가, 아이가 이런 회피 성향을 갖는 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도 있었습니다.
우리 아이 상태 확인하기
먼저 아이가 새로운 걸 거부하는 순간의 반응을 자세히 살펴봤습니다.
부모: “이거 한번 해볼래?” 아이: “싫어요, 안 할래요.” 부모: “왜 하기 싫어?” 아이: “잘 못할 것 같아서요.”
‘못할 것 같다’는 말이 시도 자체를 막는다면, 실패에 대한 부담이 도전 자체를 가로막고 있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도전을 편하게 만드는 3단계
1단계. “잘해야 해”가 아니라 “해보는 거야”로 틀 바꾸기
시작 전에 잘하는 것을 목표로 두지 않고, 해보는 것 자체를 목표로 제시합니다.
부모: “잘하지 않아도 돼, 그냥 한번 해보는 거야.” 아이: “못해도 돼요?” 부모: “응, 오늘은 해보는 게 목표야.”
2단계. 부모가 먼저 실패하는 모습 보여주기
부모가 실수하거나 잘 못하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여줍니다.
부모: “어? 나도 이거 틀렸네. 다시 해봐야겠다.” 아이: “엄마도 틀려요?” 부모: “그럼, 틀리는 게 이상한 게 아니야.”
3단계. 결과와 상관없이 시도한 것 짚어주기
잘했는지와 상관없이, 새로운 걸 시도했다는 사실 자체를 인정해줍니다.
부모: “처음 해보는 건데 일단 끝까지 해봤네.” 아이: “그냥 하다 보니까 끝났어요.” 부모: “그게 제일 어려운 부분이야, 시작하는 거.”
유의사항
- “괜찮아, 못해도 돼”를 반복하기보다, 부모가 직접 실패를 편하게 대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더 효과적입니다.
- 아이가 거부할 때 억지로 시키기보다, 부담을 줄이는 조건(난이도, 시간)을 먼저 조정해봅니다.
- 결과에 대한 칭찬과 시도에 대한 인정을 구분해서 말해줍니다.
몇 주 뒤 달라진 반응
이걸 알고 나서 아이의 도전을 대하는 제 반응부터 바꿨습니다. 잘하길 기대하는 티를 줄이고, 시도 자체를 목표로 제시했습니다. 몇 주 뒤, 새로운 활동 앞에서 “안 할래요” 대신 “한번 해볼게요”라고 말하는 일이 늘었습니다. 아이가 두려워한 건 활동 자체가 아니라, 못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었다는 걸 알게 된 뒤로 반응하는 방식이 달라졌습니다.
참고한 연구 자료
- Elliot, A. J. (1999). Approach and avoidance motivation and achievement goals. Educational Psychologist, 34(3). — 성취 상황에서 ‘잘하고 싶은 마음(접근 동기)’과 ‘못하는 모습을 피하고 싶은 마음(회피 동기)’을 구분한 성취목표이론의 대표적 연구입니다.
- Elliot, A. J., & Thrash, T. M. (2004). The intergenerational transmission of fear of failure.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Bulletin, 30(8). — 부모의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자녀의 수행-회피 목표 채택을 예측한다는 것을 보여준 연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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